일반적으로 시대적 이데올로기는 역사적 사회적 민족적 경험을 발생학적 배경으로 성립된다. 그러나 위대한 사상은 인간이 타고난 천부적 품부에 따른 인간의 보편적 의지와 이성적 요구에 바탕을 두기 마련이다. 그러면 天一, 地一, 人一의 삼신일체(三神一體)는 인간이 타고난 품부와 어떠한 관계에 있고, 거기에서 어떻게 도불유 삼교일체의 천교(天敎)가 성립되는가 하는 문제다.

간략히 설명하면, 삼신일체(三神一體)의 ‘三’은 天地人을 의미하고, ‘神’은  天一, 地一, 人一의 ‘一’을 의미한다. ‘一’은 天地人의 변화무쌍한 작용 곧 쓰임을 의미한다. 그래서 ‘一’을 ‘神’으로 표현한 것이다. 귀신이라는 뜻이 아니다. 이 문제는 가장 중요하고, 그 이론 전개에 있어서 가장 어려울 뿐더러 이해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이 문제가 풀리지 않음으로써 천교(신선도)가 하잘 것 없는 미신같이 취급되어왔던 것이다.

서양철학이나 서양종교에서는 우주의 구성계기를 정신과 물질, 선신(善神)과 악신(惡神)의 2원적 계기로 본다. 동양의 성리학(性理學)에서도 우주의 구성계기를 이(理)와 기(氣)의 2원적 계기로 본다. 그래서 인체계의 구성계기도 영과 육의 2원적 계기로 보고, 사회의 구성계기도 너와 나, 선과 악 등 2원적 계기로 본다. 이것이 우주와 인간에 대한 현대철학의 일반적 시각이다.

그와 달리 天敎에서는 三神一體의 논리에 따라 하나의 생명체와 그 구조, 하나의 완성된 체계와 그 조직 등 우주와 인간사회의 모든 현상이 天一, 地一, 人一의 3원적 계기에 의해 성립된 것으로 본다. 즉 우주의 구성을 天一, 地一, 人一의 3원적 계기로 보고, 만물에도 3원적 계기가 그대로 나타나 인체계의 구성도 호흡(息), 느낌(感), 관능(觸)의 삼문(三門)과 원기(氣), 마음씨(心), 몸체(身)의 삼방(三房)과 목숨(命), 성품(性), 정기(精)의 삼진(三眞) 등 3원적 계기로 본다. 이들 3원적 계기를 닦고 수련하는 것이 도불유 삼교일체(三敎一體)의 天敎 곧 신도(神道) 내지 신선도(神仙道)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선 도불유 삼교(三敎)의 수양방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도교는 무엇보다도 장명(長命)을 지향하여 양기(養氣)와 조식(調息)을 수양방법으로 하며, 불교는 견성(見性)을 지향하여 명심(明心)과 지감(止感)을 수양방법으로 하고, 유교는 정성(精誠)을 지향하며 수신(修身)과 금촉(禁觸)을 수양방법으로 한다.

天一, 地一, 人一의 작용인 ‘一’을 氣로 해석하면 天一은 하늘의 기운 곧 天氣로서 호흡, 원기, 목숨과 불가분의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데, 호흡은 조식(調息), 원기는 양기(養氣), 목숨은 장명(長命)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곧, 天一은 도교의 수양방법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地一은 땅의 기운 곧 地氣로서 느낌, 마음씨, 성품과 불가분의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데, 느낌은 지감(止感), 마음씨는 명심(明心), 성품은 견성(見性)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곧, 地一은 불교의 수양방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人一은 부모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기운 곧 인기(人氣)로서 관능, 몸체, 정기와 불가분의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데, 관능(觸)은 금촉(禁觸), 몸체(身)는 수신(修身), 정기(精)는 정성(精誠)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곧, 人一은 유교의 수양방법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天一의 天氣는 햇볕과 공기를 의미한다. 햇볕과 공기는 인체계의 호흡(息), 원기(氣), 목숨(命)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곧 인간을 비롯하여 만유는 한 순간도 숨을 쉬지 않으면 살 수 없고, 햇볕을 쬐지 않으면 원기가 떨어져 죽게 된다. 이와 같이 天氣는 호흡, 원기, 목숨과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있다(人命在天)고 말한다. 그런데 숨을 고르게 쉬고(調息), 원기를 길러서(養氣) 불로장수 즉 장명(長命)하여 신선이 되자(成仙)는 사상이 도교이다.

地一의 地氣는 땅에서 나는 물(水)과 곡물(穀物)을 의미한다. 인간은 물과 곡물을 먹지 않으면 단 하루도 살기 어렵다. 그런데 물과 곡물이 인체에 섭취되면, 그것이 체질을 형성하고, 체질은 느낌, 마음씨, 성품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그런데 느낌을 멈추고(止感), 마음을 맑게 하여(明心), 본래의 성품을 깨달아(見性) 성불(成佛)하자는 사상이 불교이다.

人一의 人氣는 부모와 조상의 정기를 의미한다. 부모와 조상의 정기는 관능, 몸체, 정력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그런데 관능을 억제하고(禁觸), 몸가짐을 닦아(修身), 정성(精誠)을 다하는 성인이 되자(作聖)는 사상이 유교다.

이와 같이 인체계의 식기명(息氣命)과 도교(道敎), 감심성(感心性)과 불교(佛敎), 촉신정(觸身精)과 유교(儒敎)는 서로 불가분적인 연관성을 지니고, 그것을 닦고 수련하는 것이 도불유 삼교일체의 천교(天敎)다.

이상을 요약해 말하면, 천도(天道)가 하늘에서는 天一, 地一, 人一의 삼신일체가 되고, 삼신일체가 인체계에서는 식감촉(息感觸)의 삼문(三門)과 기심신(氣心身)의 삼방(三房)과 명성정(命性精)의 삼진(三眞)이 되니, 삼문과 삼방과 삼진을 닦고 수련하는 사상이 도불유(道佛儒) 삼교(三敎)라는 것이다. 곧 그 일체가 천교(天敎)인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부연 설명하면, 三神一體는 만물이 모두 天一, 地一, 人一의 합일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생명체는 물론 성품의 형성도 天一, 地一, 人一 삼신일체의 작용에 의한다는 것이다. 즉, 목숨(命)이 길고 짧음에도 天一, 地一, 人一이 공동으로 작용하고, 성품(性)의 형성에도, 정력(精)의 강약에도 天一, 地一, 人一이 공동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명성정(命性精) 각각의 형성에 天一, 地一, 人一 등 三神이 모두 작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교의 성립에도 天一, 地一, 人一의 三神一體가 작용하고, 불교의 성립에도, 유교의 성립에도 天一, 地一, 人一의 三神一體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교에도 불교적인 요소와 유교적인 요소가 있고, 불교에도 도교적인 요소와 유교적인 요소가 있으며, 유교에도 도교적인 요소와 불교적인 요소가 있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서로 제 사상을 수입했다고 주장하게 된다. 이상을 도표화하면 <표-1>과 같다.

   <표-1> 三神과 3원적 품부와 三敎의 연관표    

동학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최제우 선생이 “유, 불, 선(도교의 고전적인 표현)은 천도의 일부분이니 유(儒)의 윤리(倫理)와 불(佛)의 각성(覺性)과 선(仙)의 양기(養氣)는 인성의 자연한 품부이며 천도의 고유한 부분이니 우리의 도(道)는 그 무극대원(無極大源)을 잡은 자니라”고 하였다. 곧 동학의 도불유 삼교사상도 천일, 지일, 인일 삼신일체의 작용에 의해서 발원되었다는 것이다. 동학의 일파인 수운교의 경전 <동도전서(東道全書)>에도 “이 세 가지를 나누어 말하면 유, 불, 선 3가(三家)의 가르침이요, 합하여 말하면 하나의 천도라”하였다.

따라서 천교의 도, 불, 유 사상은 天一, 地一, 人一의 三神一體를 발생원리로 성립되었다는 것이다. 이래서 <단서구결(丹書口訣)>에도 “天地人을 三才라 하고, 도불유를 3교라 하니, 三才가 바로 서면 이에서 三敎가 나온다”고 하였다.

다른 측면에서 天一, 地一, 人一의 삼신일체와 도불유 三敎와의 관계를 설명하면, 天一은 조화, 地一은 교화, 人一은 치화의 작용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도교는 조화, 불교는 교화, 유교는 치화 작용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하나의 예를 들면, 도교의 지상목표는 무위자연적 도(道)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인데, <도덕경>에 “도(道)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둘은 셋을, 셋은 만물을 낳는다”고 하여 도(道)의 주요작용은 낳음(生)이다. 낳음은 조화작용이다. 조화는 天一의 작용을 의미한다. 불교의 지상목표는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으로서 그 주요작용은 교화이다. 교화는 地一의 작용을 의미한다. 유교의 지상목표는 수신제가(修身齊家)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로서 그 주요작용은 치화이다. 치화는 人一의 작용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도교는 天一의 조화작용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불교는 地一의 교화작용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며, 유교는 人一의 치화작용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이상과 같이 도불유 3교는 天一, 地一, 人一의 三神과 불가분적인 연관성을 지니고, 거기에서 탄생한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1) 天一, 地一, 人一의 삼신일체는 불변적 천도이며 진리임을 의미한다.

2) 천교는 어느 개인의 역사적 경험이나 필요에 의해서 조작된 종교가 아니라 인간의 천부적 이성적 욕구에 의해서 탄생된 자연법칙임을 의미한다.

3) 도불유 사상은 인도나 중국에 국한해서 존재하였던 민족주의 사상이 아니라 어느 인간사회에도 항상 존재하는 보편적 진리임을 의미한다.

이상과 같이 연역할 수 있고, 여기에서 천교는 현대종교 이상의 참 종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태고시대라 하더라도 우리 민족사회는 미개사회가 아니라 정신적 사상적 철학적 형이상학적으로는 현대사회 이상의 고도한 문명사회였으며, 천교를 설한 환웅천황은 왕 중 왕이시며, 성인 중 성인이시고, 부처 중 부처님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