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갈등의 원인과 저해요인

제주대학교 명에교수(한국본원사상 연구 35년) 安안 창 범安

남한과 북한은 같은 민족이다.. 같은 민족이면서 스스로 조국을 통일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남북의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과 갈등이 아닌가? 또한 대립과 갈등을 같은 민족끼리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남북의 유신론과 무신론, 외래사상과 외래종교가 아닌가? 이들 문제는 빙산의 일각과 같은 것으로 깊은 바다 속의 암초와 같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기로 한다.

1. 남북갈등의 근본원인

1) 자유와 평등의 이율배반 관계

(1) 자유주의

남한의 중심사상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사상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기본개념은 자유주의이다. 자유는 강제 또는 구속을 받지 않는 자립적 상태를 의미한다. 소극적으로는 외적 구속에서 독립되는 것이며, 적극적으로는 인간의 본성에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는 객관적인 자유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생활관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는 또한 사회적 평등이라는 관념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후자는 주관적 자유로 능동적 자발적인 자각이며 형이상학적 도덕적 윤리적 종교적 자유를 의미한다.(교육과학사, ꡔ교육학사전ꡕ 자유주의)

(2) 평등주의

북한의 중심사상은 사회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사상이다. 사회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기본개념은 평등주의이다. 평등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기독교 교리에 입각한 사회적 도덕적 철학이다. 즉, 신분･재산･성별･노소(老少) 등을 불문하고, 인간에 있어서 어떤 가치적인 차별을 두려는 태도를 부정하는 것으로 神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주장은 기독교 정신에서 유래한 것이다.(교육과학사, 교육학사전, 평등주의)

평등주의는 근세에 이르러 루소(1712-1778)의 자유 평등사상 및 영국의 벤담(1748-1832)의 공리주의적 개인주의 사상으로 발전되었고, 더구나 오늘날의 민주주의 정치이념으로 정착되었다. 특히 기독교에 있어서 평등주의는 교육의 기회균등사상과 의무교육제도의 근원이 되었다.(교육과학사, 교육학사전, 평등주의)

(3) 자유와 평등의 이율배반 관계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자유주의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핵심사상이며, 평등주의는 사회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핵심사상이다. 그러나 자유와 평등의 개념은 이율배반적인 관계이다. 자유를 절대화하여 무제한으로 허용하면 사회는 무정부 화하여 약육강식의 사회가 된다. 따라서 평등이 부정된다. 그와 반대로 평등을 절대화하여 강제하면, 인간의 자유는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자유와 평등은 그 어느 하나만을 일방적으로 절대화하는 경우 양 개념은 양립할 수 없게 된다. 그것이 남북갈등의 첫째 원인이다.

예컨대, 자유를 절대화할 경우, 그 사회는 어떻게 되겠는가? 미풍약속과 윤리도덕이 타락되고,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권모술수, 약육강식, 부정부패, 폭력, 강도, 절도, 사기, 질투, 음해모략이 성행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사회가 바로 남한이 아닌가 한다.

평등을 절대화하여 강제할 경우, 그 나라는 어떻게 되겠는가? 자유주의 사회에 비교할 때, 미풍양속과 윤리도덕은 건전하다 하더라도 권익권(權益權) 빈익빈(貧益貧)의 사회가 될 것이 아닌가? 집권자는 절대적인 권력을 지니어 일평생을 호의호식하게 되고, 서민은 빈곤에서 허덕이게 된다. 그래서 공산주의 사회는 집권자는 부익부(富益富)의 평등을 누리고, 서민은 빈익빈(貧益貧)의 평등을 누리는 것이 아닌가? 그 대표적인 사회가 바로 중공과 북한이 아닌가 한다.

또한 자유와 평등을 법적으로 공인할 경우, 그 나라는 어떻게 되겠는가? 특히 여성의 자유와 남녀평등을 공인할 경우, 그 나라는 어떻게 되겠는가? 사회는 멋대로 성장하여 여성은 여성미가 없어지어 섬세함, 우아함, 아름다움, 선량함, 진실성이 없어지고, 여성의 남성화와 여성상위는 여성의 남성매수, 불임(不姙), 임신거절, 출산율저조, 이혼, 가정불화, 가정파탄, 미혼녀의 발생, 동성연애, 소년소녀 가장의 급증을 초래한다. 다시 말하면, 무정부(無政府) 상태가 되어 법이 있으나 법이 없어 불륜사회가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 남성과 여성, 어른과 아이, 선배와 후배, 스승과 제자, 상관과 부하 사이에 존대어가 없어지고 난장판이 된다. 그러한 사회가 바로 미국사회이며 한국사회가 아닌가?

남녀평등과 인간평등은 부부평등, 음양평등, 역할평등, 직업평등, 보수평등, 소비평등, 노소평등, 상하평등, 주객평등, 자타평등 등 약육강식의 무정부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의 혼란상은 자유와 평등이 가져온 결과이며, 이념과 목적이 없는 무정부 상태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자유와 평등은 양립할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관계이다. 그러므로 자유와 평등이 조국을 남북으로 분단시키고 있는 것이다.

2) 유신론과 무신론의 이율배반 관계

남한의 위정자는 기독교를 신앙하고, 북한의 위정자는 무신론을 신앙한다. 기독교는 유심론(唯心論)에 바탕을 두고, 무신론(無神論)은 유물론(唯物論)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유심론과 유물론은 정신과 물질, 영(靈)과 육(肉)의 상극사상이다.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사상이다. 절대 상대방을 용납하지 않는 사상이다. 이율배반(二律背反)적인 사상이다. 그것이 남북갈등의 둘째 원인이다. 아울러 유심론과 유물론의 이율배반 관계는 빙산의 일각과 같은 것으로 밖에서 마찰은 없으나 정신적 잠재적인 원인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2. 남북통일의 저해요인

남북주민은 조상과 전통이 동일한 단일민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족끼리 조국을 통일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조국통일의 저해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의 원인 문제이다. 그 성립배경, 우주관, 사회관, 신앙관, 민족관, 국가관, 자아관(自我觀) 등을 심사숙고하고, 조국통일을 저해하는 원인이 무엇인가를 알아보기로 한다. 위정자들은 못마땅하게 생각하겠지만 널리 이해하기 바란다.

천교의 경전, <태조신군대학백연진경(太祖神君大學白蓮眞經)>(유교의 경전 중의 하나인 <대학> 참고)을 보면,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末端)이 있고, 일에는 마침과 시작이 있으니, 먼저 할 바와 뒤에 할 바를 아는 것이 정도에 가깝다”고 하였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남북갈등의 근본원인은 자유와 평등, 유신론과 무신론의 이율배반 관계에 있었다. 이들 사상이 말단(末端)이라면, 말단의 근본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다. 가지와 잎이 병을 걸렸다면 그 뿌리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곧 남북갈등을 일으키는 잠제적인 저해요인을 찾는 문제다. 원인의 원인을 찾는 문제이다.

첫째, 남북갈등을 조장하는 저해요인은 약육강식 사상에 있다.

서구역사를 회고해 보면, 기독교와 무신론은 소와 말, 양과 염소 등 가축을 기르는 목축생활에서 발생하였다. 농사를 지으면서 곡식을 주식으로 하고 나무와 풀이 자라는 것을 보고 관상하면서 사라가는 생활이 농경생활이라면, 동물을 사육하면서 육식을 주식으로 하고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관경을 보고 관상하는 생활이 목축생활이다. 여기에서 약육강식이 당연하다는 이론이 성립되고, 모든 것을 힘으로 제압하려는 패권주의(覇權主義)가 생긴다. 상대방을 제압하려면 경쟁에 이겨야 하고, 경쟁에 이기려면 조작과 모략이 생기며, 서로 불신하고 투쟁하게 된다. 그것이 남북갈등을 조장하는 첫째 저해요인(沮害要因)이다.

둘째, 남북갈등을 조장하는 저해요인은 창조론의 지배와 복종이다.

남북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기독교와 무신론은 모두 서구사상이며, 우주관은 창조론이다. 창조론에 의하면, 여호와하느님이 인간을 지배하고, 인간은 하느님에게 복종해야 하며, 인간은 동물을 지배하고, 동물은 인간의 먹이감이다. 곧 창조론은 하느님･인간･동물･식물ㆍ토양의 위계적 대립적 지배복종관이다.

창조론에 의하면, 나와 남은 대립관계이며 경쟁관계로서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남과 경쟁해야 하고, 내 민족이 살기 위해서는 다른 민족과 투쟁해야 하며, 내 나라가 살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와 전쟁하여 승리해야 한다.

따라서 창조론은 목축생활과 같이 약육강식의 논리이다. 그것이 여호와가 부여한 자연의 섭리이다. 곧 창조론은 상극사상이다. 그것이 남북갈등을 조장하는 둘째 저해요인(沮害要因)이다.

셋째, 외래종교의 영육상치(靈肉相値) 교육이다.

한국인의 기독교 교회에 나가면, 기독교 당국이 한국인에게 이스라엘의 역사와 사상만을 가르치고, 한국의 역사와 사상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스라엘인의 민족신인 여호와를 찬양하라 하고, 이스라엘인의 교조(敎祖)인 예수를 숭배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인의 국조인 단군왕검의 좌상을 파괴하고 철거하라고 주장한다. 손님이 주인을 박해하고 내쫓는 것이다. 주객전도(主客顚倒) 신앙이며, 환부역조(換父易祖) 신앙이다.

한국인(조선인)의 정신은 좋지 않으므로 새로운 서구정신을 가지라는 것이다. 한국인의 머리에 다른 사람의 정신을 불어넣자는 것이다. 정신분열자가 되라는 것이다. 곧 영육상치 교육인 것이다.

예컨대, 근세조선 당국이 외래사상인 명(明)나라의 주자학(朱子學)을 국시(國是)로 하여 정치ㆍ사회ㆍ종교ㆍ교육의 기반으로 하였다. 한국인에게 중국의 논어ㆍ맹자ㆍ대학ㆍ중용 등 사서오경을 가르치는 것은 좋으나, 중국의 공자와 맹자 등 중국인의 조상 100여명의 위패를 모시고 거기에 배례하라 하고 기도까지 하라는 것이다. 그 결과 족벌제도와 신분제도가 생기어 양반ㆍ중인ㆍ상인ㆍ천인(賤人)의 빈부격차가 생기고, 동족인 서민을 상놈으로 취급하는 사성제도(四姓制度)가 생기어 민란이 일어나고 드디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그것이 모두 영육상치 교육과 주객전도 교육에서 나온 것이다. 그것이 남북갈등을 조장하는 셋째 저해요인(沮害要因)이다.

넷째, 남북갈등을 조장하는 저해요인은 외래사상의 자기모순이다.

남한의 위정자는 개인주의･자유주의･자본주의로 남북을 통일하자고 주장하고, 북한의 위정자는 전체주의･사회주의･공산주의로 남북을 통일하자고 고집한다. 이들 사상은 모두 어느 면에서 훌륭한 사상같이 보인다. 그러나 이들 사상은 모구 서구사상이며 외래사상이다. 외래사상으로 조국을 통일하자는 것이다. 남의 사상과 남의 힘으로 조국을 통일하자는 것이다. 그것은 자가당착이며 자기모순이다. 남의 배를 타고 강을 건너자는 격이며, 남의 등에 업혀 강을 건너자는 격이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던가?

예를 들면, 고구려는 당나라의 오두교도를 수입하여 멸망하였고, 신라는 당나라의 공자와 맹자 등 중국의 조상을 수입하여 숭배한 결과 드디어는 고려에게 나라를 무상으로 넘겼으며, 고려는 불교도의 타락에 의하여 멸망하였고, 근세조선은 명나라의 주자학을 국시로 하여 멸망하였다. 이와 같이 역대정권이 모두 외래사상과 외래종교로 멸망하였다. 그래도 남북이 모두 외래사상으로 조국을 통일하자는 것인가? 그것이 정도인가? 하고 묻고 싶다. 그것이 남북갈등을 조장하는 넷째 저해요인이다.

다섯째, 외국인에 의한 조국통일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때, 한국인은 외래종교 신자라 하더라도 국적(國籍)과 혈통으로는 한국인이다. 그러나 종교적으로는 외국사람이다. 마찬가지로 남북의 위정자들은 국적과 혈통으로는 한국인이지만 종교적으로는 외국사람이다. 외국사람이 조국을 지배하고 있고 통일시키자는 것이다. 그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만약 외국사람이 국정(國政)을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을 어떻게 지겠는가? 나라의 돈을 훔치고 외국으로 도망갈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외래종교인들에게 어떻게 조국을 맡기며 조국통일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남북갈등을 조장하는 다섯째 저해요인(沮害要因)이다.

여섯째, 남북위정자의 주체철학 부재이다.

미국도, 영국도, 중국도 민족적 자주적 주체철학이 있다. 나라마다 거의 민족적 자주적 주체철학이 있다. 그러나 남북한은 민족적 자주적 주체의식이 없다. 남북의 위정자들도 개인적으로는 주체적이지만 민족적 국가적으로는 주체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남북이 통일되었다면, 무엇으로 어떻게 민족을 지도할 것인가? 국가를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하는 주체철학이 없다는 것이다.

나무에도 뿌리가 있고, 샘에도 원천(源泉)이 있다. 남북의 위정자들은 뿌리와 원천을 모른다는 것이다. 남북의 위정자들은 가지와 잎만을 알고 뿌리와 원천을 모른다는 것이다. 현실만을 알고 태고역사를 모른다는 것이다. 말단(末端)만을 알고, 근본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것이 남북갈등을 조장하는 여섯째 저해요인(沮害要因)이다.

일곱째, 정신적 사상적 방향감각의 부재이다.

남북의 위정자들은 미국식으로 통일을 해야 할지, 중국식으로 통일을 해야 할지, 미국을 따라야 할지, 중국을 따라야 할지, 동(東)으로 가야 할지, 서(西)로 가야 할지, 방황감각이 없다는 것이다. 내 민족과 다른 민족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와 남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격이다.

마찬가지로 남한의 일반서민들도 기독교를 신앙해야 좋은지, 불교를 신앙해야 좋은지. 민족종교를 신앙해야 좋은지. 이민을 가야 좋은지. 말아야 좋은지. 유학을 가야 좋은지, 말아야 좋은지, 우왕좌왕하는 것이다.

남북의 위정자와 서민은 부모를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고아와 같다. 남북한은 주인 없는 빈집(無主空堂) 같고, 기둥 없는 빈 하늘(無柱虛空) 같다. 문제는 남북이 모두 민족적 자주적 주체적 본원종교와 본원철학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남북갈등을 조장하는 일곱째 저해요인이다.

이상의 저해원인을 요약정리하면,

남북한의 정치는 약육강식, 패권주의, 조작과 음해, 불신과 투쟁, 지배와 복종, 외세의존, 이율배반, 자기모순. 상극사상, 주객전도, 환부역조, 영육상치, 태고사 무시, 근본무시, 주체철학 부재, 방향감각 부재, 주인의식 부재 등이라 할 수 있다.

이상의 원인 분석에 의하면, 현재 남북한의 사회상황과 위정자로서로는 남북통일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졸저 <한반도의 완전통일과 세계평화>(삼진출판사, 2010년에 개정판 출간예정임)을 참고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