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에 의하면, 환웅천황이 開天立敎 또는 以三神設敎하였다고 한다. 開通天文하시고 三神으로 종교를 창설했다는 것이다. 三神이란 天一ㆍ地一ㆍ人一을 의미하고, 天一은 조화작용을, 地一은 교화작용을, 人一은 치화작용을 주관한다고 하였다. 또한 神을 쓰임(用), 그 본체(體)를 일상제(一上帝) 곧 하나님이라 하였다. 즉 삼라만상의 생성소멸과 동정변화가 天一ㆍ地一ㆍ人一의 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을 비롯하여 만유(萬有)를 낳고 양육하며 교육시키고 가꾸며 다스리고 벌을 주기도 하는 기능 곧 풀 한 포기가 나고 자라고 죽는 것도 모두 삼신일체의 작용 곧 天一ㆍ地一ㆍ人一의 작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三神一體는 우주운행의 근본원리 또는 만유가 생성소멸하는 원인이며, 그 교(敎)가 천교(天敎)인 것이다.

다음은 天一ㆍ地一ㆍ人一의 구체적 의미이다.

첫째, <一>의 의미이다. 자전에 의하면 일(一)은 “하나일ㆍ온통일”자로서 하나에서 전체를, 극미(極微)에서 극대(極大)를 의미한다. 또 <태백일사> <소도경전본훈>에 의하면 “일(一)은 신(神)과 기(氣)를 의미하고, 一氣가 움직이면 조교치(造敎治)가 된다”고 하였다. 이를 음미해 보면, 天一ㆍ地一ㆍ人一할 때의 <一>은 天地人의 구체적인 작용과 기능의 표현으로서 天地人을 체(體)라 하면 <一>은 그 쓰임(用)인 것이다. 그러므로 天地人의 의미변화와 작용에 따라 <一>의 쓰임이 변하게 된다. 곧 天地人이 현재의 위치와 입장에서 어떠한 의의를 나타내고 있느냐에 따라 <一>의 쓰임이 변하게 되고, 반대로, <一>의 쓰임에 따라 天地人이 나타내는 의미와 내용이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氣의 의미이다. 氣는 이를 강조하여 一氣 또는 至氣로 표현한다. “至氣는 天地의 뿌리이며 만물의 어머니이고 생명이니 만물이 그리로 나고, 그리로 돌아가는 것이다”라고 천교를 계승한 동학에서 가르친다. 氣는 만물이 생성소멸하는 근본원인이라는 것이다. 一始無始一과 一終無終一의 一과 같은 의미이다.

셋째, 神의 의미이다. 三神을 天一ㆍ地一ㆍ人一에 대입하면 三은 天地人을 의미하고, 神은 一을 의미한다. 一은 一始無始一의 一과 一終無終一의 一과 같은 의미로서 시작도 끝도 없는 氣를 의미한다. 곧 神과 一과 氣는 같은 의미이다.

넷째, 天의 의미이다. 여러 자전(字典)을 종합하여 보면, 天은 천계ㆍ천체ㆍ천체의 운행원리ㆍ천도ㆍ천리ㆍ천문ㆍ우주ㆍ하늘ㆍ태양ㆍ태양계를 의미하고, 사람에 있어서는 아버지ㆍ남편ㆍ남성을 의미한다. 天은 하늘건(乾)자의 의미를 지니므로 역학적(易學的)으로 건방(乾方 ; 서북방)ㆍ건계(乾季 ; 한겨울)ㆍ한대(寒帶)ㆍ양성(陽性)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天에 “一ㆍ氣ㆍ神”을 더한 天一ㆍ天神ㆍ天氣는 천체계의 신비적인 성격과 작용과 이법을 의미하게 된다.

다섯째, 地의 의미이다. 地는 天과 반대의 뜻으로 지계(地界)ㆍ지리(地理)ㆍ자연계ㆍ지구ㆍ지구계(地球系 ; 지구와 달)를 의미하고, 사람에 있어서는 어머니ㆍ아내ㆍ여성을 의미한다. 地는 땅곤(坤)자의 의미를 지니므로 역학적으로 곤방(坤方 ; 서남방)⋅곤계(坤季 ; 한여름)ㆍ열대ㆍ음성(陰性) 등을 의미하고, 地에 “一ㆍ神ㆍ氣”를 더한 地一ㆍ地神ㆍ地氣는 지계(地界)의 신비적인 성격과 작용과 이법을 의미하게 된다.

여섯째, 人의 의미이다. 人은 天의 조화작용과 地의 교화작용에 의하여 태어나고 양육되는 것으로 생명체ㆍ생명계ㆍ인체ㆍ체계를 의미하고, 사람에 있어서는 자녀(子女)ㆍ어린이ㆍ중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人은 어질인(仁)자의 의미도 지니므로 역학적으로 木에 해당되어 동방ㆍ봄ㆍ온대 등을 의미한다. 또한 人에 “一ㆍ氣ㆍ神”을 더한 人一ㆍ人神ㆍ人氣는 생명계와 인간계 및 인체계의 신비한 성격과 작용과 이법을 의미하게 된다.

이래서 天一ㆍ地一ㆍ人一의 三神一體는 어디에나 없는 데 없고 무엇이나 이루지 못함이 없는 우주운행의 원리 내지 만유가 생성소멸하는 원인으로서 天道를 의미하고, 종교적으로는 天敎를 의미하며, 신앙적으로는 삼신상제ㆍ삼신제석ㆍ삼신제왕ㆍ삼신할머니 또는 단순히 하나님이라 하여 숭배의 대상이 된다.

三神一體는 一卽三, 三卽一의 論理로서 이를 국역하면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크게 풀이할 수 있다.

① 三神一體는 天地人을 하나로 모이면 하나의 체계 또는 개체 또는 생명체가 됨을 의미한다. 즉 (天)+(地)+(人)=(一體)라는 등식을 의미한다. 삼신일체를 “하나를 잡으면 셋이 들어 있다(執一含三)”고 풀이함이 그 뜻이다. 다시 말하면, 만유가 天地人의 3단원 내지 3원적 계기로 구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예컨대, 인체계는 氣ㆍ 心ㆍ身으로 구성되어있고, 원자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구는 지각(地殼)ㆍ 맨틀ㆍ핵(核)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는 一卽三의 논리이다.

② 삼신일체는 그 주체는 하나이나 그 작용이 天一의 조화, 地一의 교화, 人一의 치화 등 셋이라는 뜻이다. 삼신일체를 “주체는 하나이나 그 쓰임이 셋이다(體一用三)”고 풀이함이 그 뜻이다. 예컨대, 인간은 위로 부모가 있고, 옆으로 남편 또는 아내가 있으며, 결혼하면 자녀가 있다. 그래서 남자의 경우, 남편으로서의 조화역할, 아버지로서의 교화역할, 아들로서의 치화역할을 하게 된다. 곧 한 사람이면서 세 가지 역할을 한다. 一卽三의 논리이다.

③ 삼신일체는 天地人의 구조ㆍ기능ㆍ성격에 있어서 서로 같거나 비슷하다는 뜻이다. 즉 (天一)=(地一)=(人一)이라는 등식을 의미한다. 하나의 예를 들면, 태양계ㆍ지구계ㆍ인체계의 구조와 성격이 어느 측면에서 서로 비슷하다는 의미이다. 즉 인체계는 천지의 축소판이며, 천지는 인체계의 확대임을 의미한다. 一卽三의 논리이다.

④ 天一, 地一, 人一의 三神一體는 각각 독립적인 존재로서 고유의식을 지니고, 고유역할을 하면서도 전체가 하나라는 “우리의식”을 지니어 서로 교호하고 상부상조함으로써 일체를 이룬다는 뜻이다. 이는 三卽一의 논리이다.

위의 의미를 세분하면,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내포되고 있다.

1) 天地人은 각각 독립적인 존재이다.

2) 天地人은 각각 고유의식을 지닌다.

3) 天地人은 각각 고유역할을 한다.

4) 天地人은 서로 교호하고 상부상조한다.

5) 天地人은 일체라는 우리의식을 지닌다.

6) 天地人은 서로 간섭하거나 간여하지 아니한다.

二元論이 대립적 투쟁적이라면, 三神一體는 三元論的 一元論으로서 어느 쌍방의 대립과 갈등을 일방이 중재하고 보완하는 호혜사상이며 평화사상이다. 비유컨대, 원자의 양성자ㆍ중성자ㆍ전자와 같은 격이며, 솥의 세 발과 같은 격이며, 가정의 부ㆍ모ㆍ자 같은 격이다. 어느 하나라도 모자라거나 없어서는 안 되는 사상이란 것이다.

그 묘리로 말하면, 무궁무진하여 천부경(天符經)의 일석삼극무진본(一析三極無盡本)을 의미하니, 곧 天地人一體를 바로 해석하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태백일사> 삼신오제본기에 “三神一體는 서물(庶物)의 원의이니 높고도 크며 불가사의한 현묘한 이치라”하였다. 신채호 역시 “대단군왕검이 이미 삼신오제(三神五帝)의 신설(神說)로서 우주의 조직을 설명하고, 그 신설에 의하여 인세 일반의 제도를 정하였다”고 하였다. 이 말은 태양계나 자연계 및 인체계의 구조도 삼신일체의 원리로 구성되어 있고, 태고시대 우리 민족의 정치ㆍ종교ㆍ교육ㆍ사회ㆍ문화ㆍ군사 등의 모든 제도 역시 삼신일체의 원리에 의해서 구성되었다는 뜻이다. 역설하면, 삼신일체의 원리에 의해서 태양계나 자연계 및 인체계 등 대우주의 운행법칙도 설명할 수 있고, 정치ㆍ종교ㆍ교육ㆍ사회ㆍ문화ㆍ군사 등 태고시대 우리 민족의 사회현상도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